문법 공부는 꼭 해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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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92회 작성일 21-08-2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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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저명한 크라센 박사에 따르면 우리가 배운 문법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1. 우리가 그 규칙을 알 때, 2. 우리가 시간이 있을 때 3. 우리가 정확성이나 유형에 대해서 생각할 때, 이 세가지가 충족될 때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1번 : 아무리 문법공부를 해도 우리가 모든 문법을 다 깨우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우리가 유창한 한국어 조차도 문법을 100% 알고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도 종종 틀리고는 합니다. 

2, 3번 : 배운 문법을 시험이나 회화에서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배운 방법을 다시 생각해야 될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험에서는 자신이 배운 문법을 생각해 볼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할 때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문법을 생각해볼 시간이 있는 시험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핌슬러가 UCLA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있을 때 문법에 관한 실험을 했습니다. 


A 그룹에게는 문법에 관한 것을 일체 설명하지 않은 체 원어민 음성이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의 내용을 듣고 다양한 패턴 드릴 연습을 시켰고,(테이프에서는 I receive the package라고 하였다면 학생은 조금 변형시켜 I receive it. 이렇게 해당 문장에서 조금씩 단어를 변화시켜 패턴 연습)

B 그룹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문법을 가르쳐 같은 시험을 보게 하였습니다. (직접/간접 명사에 관한 규칙 등)


결과는 B그룹은 A그룹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A그룹이 B그룹보다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핌슬러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A그룹이 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귀가 '맞게 들려지는' 정확한 문장에 그들의 귀가 맞춰져 있어서 문제를 푸는데 유리했지만, B그룹은 문법에 초점이 맞춰져 시험보는 모든 각각의 문장에 대해서 고심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더군다나 그렇게 하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었고 A그룹보다 더 잦은 실수를 하였습니다. 

B그룹에게는 문제를 푸는데 의지할 만한 <Sense of correctness>가 결여됐던 거죠.


그리고 20여개국어를 말할 수 있는 폴리글랏 스티브 카우프만 씨(15개국어)는 이렇게 말하죠 "문법공부와 워드리스트에 헛고생하지 마세요. 지루해서 즐겁지도 않고 그리고 그런 방법이 통하지도 않습니다."


또다른 폴리글랏 Lomb Kato 씨(16개국어)도, 문법을 공부하기는 했지만, 아래처럼 말하죠 

"문법공부는 어른에게는 선택적이어야만 하고, 아이들에게 문법을 공부하게 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


그럼 문법 공부 없이 어떻게 언어를 잘 배울 수 있는냐에 대해서 두 사람은 아래처럼 얘기합니다. 


스티브 : 추상적인 문법 설명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문장 패턴에 자주 노출됨으로써 새로운 언어의 구조를 배우는 게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장 구조가 처음에는 이상하고 어렵지만 내가 읽고 들을 때 자주 접할수록 점점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구조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 이것은 무의식적인 언어습득의 사인으로 해석되어질 수 있다 


롬 카토 : 책을 자주 읽고 많이 들을 수록 정확한 유형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접하게 된다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이런 패턴을 받아들이게 되면 재빨리 상기할 수 있다. 외국어에 관해서 가장 추상적인 영역에서도 꽤 자신 있는 많은 뛰어난 언어학자들이 시내전차 티켓을 사거나 점심을 주문할 때는 통역자가 필요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죠.


우리가 배운 문법지식은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으로 저장됩니다. 이 서술적 기억을 활용하려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원어민과 대화할 때는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틀리거나, 꿀먹은 벙어리가 되죠.


실제로 사용하면서 배운 것은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으로 저장됩니다. 이 메모리는 우리가 즉각 사용할 수 있어요.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말이죠. 그래서 이 절차적 기억으로 쌓아 올린 언어는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도 바로 표현이 가능해요. 그리고 원어민이 말하는 내용을 즉각 이해하게 되죠. 따라서 이렇게 사용하면서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사용할수록 자신의 실수를 교정하게 되요. 그리고 올바른 표현이 하나둘씩 자리잡게 되죠. 아기들 옹알이하면서 틀린 표현을 하지만 결국 초등학생이 되면 상당부분 정확한 한국어를 쓰는 것처럼 말이죠. 


단순히 이런 절차적, 서술적 기억만 관여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언어의 상당수 대부분을 무의식적으로도 배우죠. 


원어민 이성친구가 있을 때 원어민은 한국사람에게 그 언어를 선생님처럼 가르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람은 그 언어를 아주 잘 배울 수 있죠. 

그 대화가 얼마나 이해 가능하고, 재미있고, 감정이 수반되느냐에 따라 원어민과의 자유대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량은 크게 달라져요. 


더욱이 연령이 어릴수록 문법 공부의 득은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오히려 실이 더 커지죠. 연령에 따라서 언어를 학습적으로 배우는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죠


아이와 어른이 언어를 배우는 방법은 어떻게 다를까?


그러나 문법을 공부하는 것이 완전히 쓸모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든지 문법을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서 최상의 효과를 끌어올릴 수도 있어요. 다만 문법 공부를 통해 가장 높은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학습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외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전제조건이 <이해>가 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 

특정 표현에서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 경우는 문법 공부를 통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문법공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게 되는 것이 됩니다. 이 경우 우리는 이미 해당 표현의 상당부분은 이해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그 표현속에서 일부만 이해를 못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래서 문법 설명을 보는 거죠. 그러나 처음부터 배우는 학습자가 문법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단어, 표현, 듣기, 읽기가 전부 불가능한 상태에서 문법을 시작하는 것이며, 이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바로 엄청난 시간과 돈을 헛되이 낭비하게 되죠. 


어린 연령일수록 소리를 더 잘 구별하고 외국어의 뉘앙스를 잘 습득합니다. 이런 장점을 살려 듣기와 읽기를 통해 언어의 문법체계를 절차적 기억으로 습득하게 하면 더 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점을 발로 차버리고 성인 학습체계로 만들어진 문법을 억지로 공부시면 이런 아이들은 영어 배움이 크게 더디게 되거나 포기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정리>


1. 문법공부가 유용한 상황은 어학시험에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주어질 때입니다.


2. 현실적으로 문법 공부를 좋아하는 분들이 외국어 선생님이 되는 경우가 지배적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수많은 어학 선생님들이 문법의 중요성을 늘 강조합니다. 참고로 학원 등에서는 문법 수업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해당 선생님이 그 언어에 유창하지 않아도 문법수업은 얼마든지 준비해서 가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언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해서 대화할 때 잘 배울 수 있습니다. 


3. 어른은 선택적인 문법공부가 효율적이며, 아이들에게 문법을 공부시키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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